AUX가 죽은 날 — Claude Code와 사운드카드 드라이버를 추적하다
청소하다 멀티탭을 뽑았더니 스피커가 죽었다. 블루투스는 되는데 aux만 안 되는 상황을, Claude Code와 카톡하듯 주고받으며 추적한 기록. (카톡 말풍선 UI로 재구성)
청소를 하다가 사고가 났다. 컴퓨터·스피커·공유기·프린터가 다 물려 있던 멀티탭 코드가 뽑힌 것이다. 다시 꽂았더니 스피커에서 소리가 나지 않았다. 블루투스로는 멀쩡히 나오는데, 내가 쓰던 aux(3.5mm 유선)만 죽었다. 배터리 걱정 없이 전원이 안정적으로 들어오는 게 좋아서 나는 유선 aux를 고집하는 편이다. 그래서 더 답답했다.
혼자 한참을 만지다 결국 Claude Code를 열었다. 아래는 그날 약 40분간 Claude와 주고받은 핵심 대화를, 카톡처럼 재구성한 것이다. (이 카톡 UI 자체도 내가 낸 아이디어다. 끝에 따로 적어뒀다.)
aux 잭이 물리적으로 고장난 게 아니었다. 메인보드 온보드 사운드(Realtek ALC897)가 정품 드라이버 대신 Windows 기본 드라이버로 돌면서, 신호는 흐르는데 아날로그 출력단을 제대로 못 잡고 있었다. 정품 Realtek 드라이버를 다시 깔자 바로 소리가 났다. USB 사운드카드 같은 추가 구매는 필요 없었다.
🗨️ 그날의 카톡
Realtek(R) Audio 엔드포인트는 전부 비활성(캐시) 상태.① aux선 교체 → 안 됨 (선 문제 아님)
② 스피커 교체 → 안 됨 (컴퓨터 쪽 문제)
③ aux→블루투스 송신기 연결 → 안 됨
④ USB 동글로 블루투스 스피커 직결 → 됨
그럼 aux 문제 맞지? 블루투스는 멀쩡해. 근데 난 aux를 쓰고 싶어, 전원이 안정적이니까. 의견은?
순서: ① 먼저 출력 장치를 "스피커"로 바꿔보기(무료, 30초) → ② 그래도 안 되면 Realtek 드라이버 재설치.
※ 검색에 뜨는 driveridentifier·drivermax 같은 서드파티 드라이버 사이트는 공급망 위험이라 안 씁니다. ASUS 공식만요. 다운로드 페이지를 브라우저로 열었어요. Driver & Tools → Windows 11 → Audio → Realtek Audio Driver 받아서 Downloads에 두세요.
AsusSetup.exe 있고, INF에 DEV_0897(ALC897)이 정확히 포함돼 있습니다 — 이 보드용 드라이버 맞아요. 관리자 권한으로 실행할게요. UAC 창 뜨면 "예" 눌러주세요.사용자가 작업을 취소했습니다 — UAC에서 취소됨. 다시 실행.🔧 실제로 무엇이 문제였나
정리하면 이렇다. 메인보드의 온보드 오디오 칩(Realtek ALC897)은 원래 정품 Realtek 드라이버가 코덱 내부의 아날로그 신호 경로 — 어느 DAC가 어느 잭으로 나갈지, 잭 감지(jack detection), 전면/후면 패널 재지정 — 를 설정해준다. 그런데 어느 시점부터 이 자리에 Windows 기본(Microsoft 제네릭) HD Audio 드라이버가 들어와 있었다.
제네릭 드라이버도 "기본 스테레오 출력"은 한다. 그래서 Windows 볼륨 믹서의 레벨 미터는 움직였다. 디지털 신호는 엔드포인트까지 멀쩡히 흘렀으니까. 하지만 그 신호가 실제 3.5mm 라인아웃 잭으로 제대로 라우팅되지 않았다. "미터는 뛰는데 소리는 없다" — 이 한 줄이 소프트웨어(드라이버) 문제와 하드웨어(잭 손상) 문제를 가르는 결정적 단서였다.
나의 ①~④ 테스트는 "PC 쪽 문제"까진 정확히 좁혔지만, 그게 물리적 고장이라는 결론으로 새기 쉬웠다. 실제로는 코덱은 멀쩡했고, 드라이버만 제자리로 돌려놓으면 되는 일이었다.
🧭 이번에 다시 새긴 것
- 증상의 한 문장이 진단을 가른다. "미터는 움직이는데 소리가 없다"가 없었다면 하드웨어 고장으로 오판하고 USB 사운드카드를 샀을 수도.
- 드라이버는 반드시 공식 소스에서. 검색 상위를 채우는 driveridentifier·drivermax·filehorse 류는 공급망 위험이 있어 쓰지 않았다. 제조사(ASUS) 또는 Microsoft만.
- "같은 걸 다시 깔기"가 항상 해법은 아니다. 제네릭 드라이버 위에 또 제거·재설치를 해봐야 또 제네릭이 깔린다. 다른(정품) 드라이버로 덮어야 했다.
- 관리자 권한 작업은 사람의 클릭 한 번이 남는다. Claude가 설치 관리자를 띄워도 UAC "예"는 내가 눌러야 했다. 사람–AI 협업의 자연스러운 분업.
🗨️ 이 글의 카톡 UI에 대하여
이 포스팅을 카톡 말풍선으로 재구성하자는 건 내 아이디어였다. Claude에게 "그런 UI 디자인이 가능할까?"라고 물었더니, 이 블로그 렌더러가 본문 첫 글자가 <면 글 전체를 HTML로 렌더한다는 점을 이용해 인라인 스타일만으로 말풍선을 짰다. 별도 CSS 파일도, 플러그인도 없이. 트러블슈팅 기록을 딱딱한 로그가 아니라 그날의 대화 그대로 남길 수 있어서 마음에 든다.
— 서봉국